상단여백
HOME 기획
[기획] 우리 학교 총장 선출 방식이 걸어온 길

2022년 8월 16일, 향후 인하대학교 4년을 이끌 새로운 책임자가 결정됐다. 제15대에 이어 16대 총장을 연임하게 된 조명우 총장은 “새로 시작하는 임기는 인하 100년의 기반을 다지는 일에 충실하며 더 큰 결실을 위해 준비하고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총장은 대학행정과 의사결정을 총괄하고 대학 운영의 실질적인 권한을 갖는 자리인만큼 총장 선출에 대한 대학 구성원들의 관심은 뜨겁다. 이에 본지는 우리 학교 총장 선출 방식의 역사와 대학가에서 뜨거운 감자로 여겨져 온 총장직선제 논의에 대해 살펴봤다.

총장 직선제 개표 결과 게시판 (사진출처=인천in)

우리 학교 총장은

현재 본교 총장은 어떻게 선출될까? 총장 선출 방식은 각 대학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본교는 간선제를 채택하고 있다. 신임 총장을 선출해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면 총장 후보자 공개 모집이 시작된다. 이후 공모가 끝나면 △학교법인 대표(4명) △교수회(4명) △총동창회(1명) △사회저명인사(1명) △법인 이사장 포함 11인의 총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총추위)를 구성해 후보자 중 최종 추천자 2인을 선정한다. 그중 정석인하학원 이사회로부터 임명된 후보가 인하대학교 총장 자리에 앉는다.

교수협의회의 발족과 민주적 총장선출 도입의 움직임

본교 총장 선출 방식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해왔다. 초대 총장은 ‘완전임명제’를 통해 결정됐다. 1971년 종합대학 승격과 동시에 이사회는 별도의 과정 없이 성좌경 박사를 초대 총장으로 임명했다. 그렇게 총장 ‘완전임명제’는 제6대 박태원 총장까지 이어졌다.

이러한 총장 선출 방식은 1988년, 전환점을 맞이한다. 당시 총학생회장이었던 정재교 학우가 ‘6·10 남북학생회담’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구속되는 일이 발생했다. 해당 소식을 접한 학생들은 총학생회장의 석방을 요구하며 본관 점거 농성을 벌였고, 그 과정 중 특혜입학 및 학내예산운영 관련 비리 문서를 발견하게 된다. 분노한 학생들은 총장과 보직 교수의 사퇴를 요구했고, 교수들은 교육 정상화와 대학 민주화를 위해 교수협의회(이하 교협)을 구성했다. 교협 창립 이후 교수들은 총장 ‘임면 동의’와 ‘해임 권고’의 기능을 요구하며 대학운영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고자 하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노건일 총장 임명 반대 시위

학내구성원 3주체와 총장 선출

이후 제7대 총장은 교협 투표를 통해 총장 후보 2인을 가려내고, 그 중 한 명을 재단이 임명하는 ‘교수 직접선거’로 선출됐다. 학내구성원 3주체 △교협 △교직원 노동조합(이하 노조) △총학생회(이하 총학) 중 최초로 교협의 의견이 반영된 것이다. 8대 총장 선출에선 노조도 함께 선거에 참여했다.

그렇게 학내 구성원의 의견을 반영한 총장 선출 방식에 한걸음 다가가는 듯했으나 그 속에 학생은 여전히 없었다. 7대 총장 선거 당시 총학은 학교에 선거 일정 연기를 요청했다. 방학기간인 탓에 원활한 학내 여론수렴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협은 이를 거절했다. 8대 총장 선거 역시 마찬가지였다. 총학은 당시 총장 선출 방식이 학교 구성원의 의견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와 함께 조성옥 후보를 총장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재단과 교육부, 청와대에 보냈다.

재단임명 총장에 반대 시위 중인 학내구성원

아직 오지 않은 인하의 민주주의, 요원한 학원민주화

본교 총장 선출 방식은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이 이사장으로 취임하며 다시금 삐걱거리기 시작한다. 조양호 회장은 조중훈 회장과 총장 선출 방식에 대한 생각이 달랐다. 학내 구성원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인물을 총장으로 뽑겠다는 조중훈 회장과 달리 조양호 회장은 총장 선출에 학생, 노조, 교협이 참여하는 것을 반대했다. 결국 교협과 노조의 투표를 거쳐 후보자 2인을 선발했던 기존 방식을 깨고 재단은 노건일 전 교통부장관을 9대 총장으로 임명하게 된다.

이에 학내 구성원들은 재단의 총장 선출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교협은 비상총회를 개최하고 노조는 반대 의사를 밝힌 성명서를 냈다. 학생들 역시 총장의 출근 차량을 몸으로 막고 이사장실과 부총장실을 각목으로 막아 폐쇄했다. 하지만 학교 측의 강경대응으로 결집력이 약해지며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총장 퇴진 운동은 막을 내린다. 학내 구성원이 배제된 선출 방식은 11대 홍승용 총장 선출 때까지 계속됐다.

총장 간선제와 불투명한 총장 후보 추천위원회

홍 전 총장의 돌연 사의 표명 이후 △법인 추천자 △대학 추천자 △동창회 추천자 △사회저명인사 등 11명으로 구성된 총추위에서 후보자를 심의 및 추천하고, 이사회에서 총장을 선임했다. 이는 현재와 유사한 간선제 방식이다. 하지만 이 역시 총추위를 구성하는 인사들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13대 총장 선출 당시 선발됐던 추천위원 11명 중 조양호 이사장의 고교 동문이 다섯이나 포함돼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또한 14대 총장 선출 당시 총학생회는 재단 측 1인, 교수 4인, 동문 1인으로 구성된 ‘총학생회 없는’ 총추위의 구성이 공정하지 못하다는 성명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대학가에서는 지금

학원민주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지 40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사립대학에서는 완전임명제를 시행하고 있다. ‘2020년 사립대학 총장 선출제도 현황’에 따르면 조사 대상에 포함된 93개의 사립대학 중 57개의 대학(61.3%)이 법인에서 직접 총장을 임명하는 완전임명제를 시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사립 대학에서 완전임명제를 채택하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대학구성원참여직선제를 시행하는 사립 대학조차 학생투표 반영 비율이 현저하게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학구성원참여직선제를 실시하는 △덕성여자대학교 △상지대학교 △성신여자대학교 △숙명여자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 △조선대학교는 교원 이외에 대학구성원이 총장선출에 참여하고 있으나, 여전히 교수 중심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우리의 총장, 우리의 손으로

초대 성좌경 총장부터 16대 조명우 총장까지 우리 학교를 거쳐간 총장은 총 12명이다. 이 중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중도 퇴임을 하는 등 명예롭지 못한 마무리를 지은 인물은 무려 7명이다.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반복되는 이유에는 재단의 압박이 있었다는 의견이 유력하게 여겨진다. 재단의 입김을 통해 선출된 총장은 재단의 입김을 통해 사퇴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나라의 중대사를 책임지는 대통령을 선거를 통해 선출하는 이유는 그의 행동에 우리의 미래가 좌지우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에서 그 역할을 하는 존재는 바로 총장이다. 총장이 학생의 의견에 더 귀 기울일 수 있기 위해선 학교의 주인인 학생들의 의견 반영이 보다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 ‘일부 구성원’만의 총장이 아닌 ‘모두’의 총장이 될 수 있도록 학내 구성원 전체의 목소리가 반영되길 희망한다. 그리고 학생들의 관심은 이를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박소은 기자  12203224@inha.edu

<저작권자 © 인하프레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소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