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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를 즐기다_책] “억울하지만 유죄 받겠습니다”

“제 이름은 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우영우입니다. 기러기, 토마토, 스위스, 인도인, 별똥별, 우영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인기리에 종영했다. 작품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IQ 164의 천재 변호사 ‘우영우’가 대형 로펌에 입사하며 벌어지는 일들을 담고 있다. 작 중 우영우가 맡은 사건은 실화를 각색한 에피소드다. 강도상해죄의 탈북자 계향심씨 사건, 다리미로 남편의 머리를 가격한 할머니 사건은 모두 신민영 국선 변호사가 맡은 사건이다. ‘왜 나는 그들을 변호하는가’는 그의 이야기를 담았다.

한 대학생을 사우나에서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이 있다. 수사 초반, 피고인은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심지어 어두운 사우나 수면실에서 벌어진 일이고 목격자도 없었기에 수사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은 매우 낮았다. 추행 직후 피해자와 합의까지 마친 상태였기에 변호사로서 할 수 있는 일은 마땅히 없었다. 하지만, 피해자의 행적에는 의문점이 존재했다. 대학생이, 그것도 중간고사 기간에, 자취방 보러 다니다 사우나에 갔다고? 심지어 대학가도 아닌 한강 건너 공장 지대 한 가운데에 있는?

신 변호사는 피해자의 행적에 기반해 피고인에게 억울함을 주장해보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피고인의 대답은 의외였다. 유죄판결을 받아도 좋으니 재판을 빨리 끝내고 싶다는 것이다. 피해자가 동성이었고, 그의 종교는 동성애를 죄악시하기 때문이었다. 피고인은 무죄를 주장해 재판이 길어지면, 그와 같은 교회의 신도가 이를 알게 될까 봐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그는 전과범이 되는 것보다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들키는 것이 더 두려웠던 것이다.

변호사 윤리에 따르면, 변호사는 가능한 한 위임 받은 목적을 달성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의뢰인의 요청이나 요구가 의뢰인의 이익에 배치되면 요구를 따르지 않아도 된다. 즉, 피고인의 요구에 따라 혐의를 모두 인정할 수도, 피고인의 무죄를 위한 방법을 찾아볼 수도 있는 것이다. 이 선택은 오로지 변호사에게 달려있다. 여기서 신민영 변호사는 딜레마에 빠진다. 의뢰인의 요구를 수용해 위임 목적을 달성할 것인지, 혹은 의뢰인의 무죄를 위해 힘 써볼 것인지 말이다.

“떠오르는 방법은 없었지만 그래도 이대로 물러서고 싶지는 않았다.” 신민영 변호사의 선택은 피고인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한 방법을 찾는 것이었다. 그는 무죄를 위해 힘쓰는 것이 정의고 인권이고를 떠나 본인의 직업에 대한 예의라고 판단했다. 당신이 생각하는 정답은 무엇인가? 사실, 둘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한지 단호하게 말할 수 있는 이는 없다. 어느 곳에도 무엇이 우선시 돼야 하는가는 나와 있지 않았을뿐더러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답을 내리기 어렵다면, 이 책과 함께 어떤 답을 내릴지 고민해보는 건 어떨까?

김민진 기자  12212895@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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