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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담론] 학생 사회에 초록빛이 만개하기 위해
김민진 기자

지난달 15일 새벽, 본교에서 안타까운 사건이 일어났다. 이튿날,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이하 총학 비대위)는 인하광장에 입장문을 게시했다. 글이 게시된 후, 해당 글은 각종 커뮤니티뿐만 아니라 기사에까지 실려 몰매를 맞았다. 총학의 입장문이 미흡했다는 것이 그 원인이었다.

비판 여론은 본교 총학 비대위가 1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음이 알려지자 사그라들었다. 인하대학교 에브리타임에는 ‘총학이 한 명인 줄 몰랐다’는 내용의 글이 다수 게시됐다. 학우들이 1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총학이 겪는 어려움에 공감한 것이다. 학생 사회에 관심을 가지는 학생들이 크게 늘어난 듯 보였다. 무관심으로 얼어붙은 학생 사회에도 봄날이 찾아왔구나 싶었다.

하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관심은 금방 사그라들었다. 어딘가 모르게 기시감이 느껴졌다. 지난 4월, 축제를 열지 못했을 때도 이와 비슷했다. 당시에도 현재 총학이 대표자 없이 예산 집행이 불가해 축제를 열 수 없다는 점에 대해 학우들은 지금과 같은 글을 남겼다. ‘총학이 한 명인 줄 몰랐다’고 말이다. 관심이 쏟아진 것도 잠시, 얼마 지나지 않아 총학에 대한 관심은 다시 암전. 그로부터 3개월가량 흐른 이번 사건에서도 바뀐 점은 없었다. 학우들은 부재로 인한 논란이 터지고 나서야 관심을 가지며, 이마저도 얼마 안 가 기억 속에서 잊힌다.

학생 사회에 대한 관심도엔 경고등이 켜진 지 오래다. 비단 총학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수년간 숙원이었던 회칙개정 총투표 당시 투표율이 과반에 못 미쳐 개표조차 하지 못했던 것이 그 예다. 학생 사회를 향한 무관심은 결국 학우들에게 독이 돼 돌아온다. 축제가 열리지 못하고 다수의 학생회가 구성되지 못해 비대위 체제로 운영된 것처럼 말이다.

학생자치기구는 말 그대로 ‘학생’을 위한 기구다. 그러나 지금, 학우들을 위한 기구가 관심 부족으로 원활한 운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심지어 그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학우들이 떠안고 있다. 역설적이지 않은가? 결국 우린 우리의 무관심으로 인해 우리가 누릴 수 있는 권리와 복지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 2항의 일부다. 정부는 국민에게 권한을 위임받은 대리인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선거에 참여하는 것을 통해 국민의 의사를 전달한다. 때문에 낮은 투표율은 매번 문제로 제기된다. 이는 학생 사회도 마찬가지다. 자치 기구의 모든 권력은 학생으로부터 나온다. 그러나 현재 학생들은 무관심으로 응수하며 본인이 의사 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마저 포기하고 있다.

본디 학생들의 관심은 자치 기구에 길을 알려주는 이정표다. 그러니 학생 사회를 향한 무관심에 이정표를 잃은 자치 기구가 길을 헤매는 것은 당연할지도 모른다. 지금 그들에겐 길을 안내하기 위한 관심이 절실한 상황이다.

단순 감시여도 비판이어도 좋다. 학생들의 작은 관심 하나하나가 모여 결국 학생 사회의 적색 신호등을 초록빛으로 물들일 수 있을 테니.

김민진 기자  12212895@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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