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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 지도교수제, 어떻게 생각하나요?

“성적 열람 때문에 메일을 드리게 됐습니다. 이번 학기 지도교수 상담을 인정해주실 수 있나요?” 학기가 끝나갈 무렵, 학생들은 다급히 지도교수에게 이메일을 보낸다. 학기 말 지도교수 상담을 하지 않으면 성적을 열람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담 지도교수제는 학생의 학업 활동과 학교 생활 전반을 지원하기 위해, 입학부터 졸업까지 학생과 교수가 상시로 소통하는 제도다. 진로 및 취업 상담과 전반적인 대학생활 지원, 교수·학생 간 지속적 교류 등을 가능케 한다.

본교는 2017년 1학기부터 지도교수 상담을 의무화하고 있다. 학생·교수 간 교류와 상담의 기회를 늘리겠다는 포석이다. 하지만 성적 열람과 연계되는 까닭에 상담이 형식적으로 진행된다는 의견이 지속해서 나온다. 한 문과대 교수는 “성적 확인을 위한 의무 방식으로 진행돼, 필요에 의한 자발적 상담이 이뤄지지 않아 형식에 매몰된다”고 지적했다. 사과대 A학우는 “그저 학기 말 성적 확인을 위해 형식적으로 상담이 진행된다”며 “이런 형식의 상담제가 과연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에 제41대 총학생회와 학사관리팀은 작년 12월 대학발전위원회(이하 대발위)에서 지도교수 상담 개편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본지는 지도교수제 운용과 관련해 교수·학생을 대상으로 5월 18일부터 22일까지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교수 38명과 학생 235명이 참여한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지도교수제에 대한 학내 의견을 살펴봤다.

 

“큰 도움이 안 된다”

“상담을 위한 상담을 받을 뿐 사실 별 도움이 안 된다. 교수님께서도 정성스럽게 답변해 주시지만 형식적이라고 느껴질 뿐이라, 연락드릴 때마다 죄송스러운 마음이다.” 한 경영대 학우의 의견이다. 본지 설문조사 결과, 학생들은 대체로 본교의 지도교수제 운용에 회의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도교수제가 적절히 운용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학생 응답자의 56.2%가 ‘그렇지 않다’ 또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다. ‘그렇다’ 또는 ‘매우 그렇다’고 응답한 비율은 18.7%에 불과했다. ‘그렇지 않다’고 응답한 가장 큰 이유는 성적 열람과 연계한 형식적 운용(64.4%)으로 드러났고, 교수의 적극적인 참여 부재(17.4%)와 희망 진로와 무관한 지도교수 배정(12.1%)이 뒤이었다.

지도교수와 접촉하는 횟수도 많지 않았다. ‘지도교수와 한 학기에 몇 번 정도 연락하느냐’는 질문에 한 번(58.7%)이 가장 높게 집계됐다. 한 번도 하지 않는다(27.7%)는 응답도 많았다.

연락한 이유(복수 선택)에는 성적 열람(88.2%)이 압도적으로 나왔다. 진로상담(12.9%)과 추천서 요청(6.5%), 면접 준비(3.5%)는 미미한 수준이었다. 경영대 A교수는 “대다수 학생이 성적 열람용으로만 생각하고 있어 실질적인 효과를 얻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교수·학생 간 인식 차이 나타나

교수들은 대부분 지도교수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비쳤지만, 학생들 사이에선 의견이 갈렸다. 지도교수제 주목적으로 교수들은 ‘전반적인 대학생활 지원’을 학생들은 ‘진로상담’을 꼽았다. 교수·학생 간 인식 차이가 나타나는 대목이다.

‘지도교수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교수 응답자 중 ‘필요하다’ 또는 ‘매우 필요하다’고 답한 비율(76.3%)이 ‘필요하지 않다’ 또는 ‘매우 필요하지 않다’고 답한 비율(7.9%)을 크게 앞섰다. 이창열(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교수의 역할은 공부를 가르치는 것만이 아니”라며 “학생들이 교수와 상담하는 것을 어려워하는데, 교수들이 학생들에게 먼저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학생 의견은 ‘필요하다’ 또는 ‘매우 필요하다’고 답한 비율(40.5%)과 ‘필요하지 않다’ 또는 ‘매우 필요하지 않다’고 답한 비율(45.9%)이 팽팽히 맞섰다. 공과대 B학우는 “전공에 세부적인 관심과 진로에 대한 고민이 생기면 (지도교수의) 조언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반면 사범대 C학우는 “학생들도 굳이 찾아가지 않고 한 학기 한번 상담하는 것 외에 상호 간의 교류가 없어서 굳이 필요한 제도인가 싶다”고 했다.

‘지도교수제 목적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교수 응답자는 전반적인 대학생활 지원(44.7%)을 가장 많이 꼽았다. 진로상담(28.9%)과 교수·학생 간 지속적 교류(23.7%)가 그 뒤를 이었다. 반면 학생 응답자는 진로상담(46.4%)을 지도교수제의 주된 목적으로 봤다. 이어 교수·학생 간 지속적 교류(22.6%)와 전반적 대학생활 지원(13.2%) 순이었다. 경영대 D학우는 “취업이 어려운 요즘, 1학년 때부터 지도교수님과의 적극적인 의사소통을 통해 빠르게 진로를 탐색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실질적인 조언을 듣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밝혔다.

 

어떻게 개선하면 좋을까?

개선 방향과 관련해서도 상담 의무화를 두고 많은 의견이 나왔다. 경영대 E학우는 “강제가 아닌 희망하는 사람이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개선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교수 응답자 중에서는 현행 제도를 유지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문과대 B교수는 “성적 열람을 강제하는 게 무리한 측면도 있지만, 그 덕에 (학생과) 일대일로 사는 얘기를 나눠보게 된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학생 진로에 맞게 지도교수를 배정하자는 의견도 많았다. 사과대 F학우는 “차라리 전공 중에서도 세부 전공에 해당하는 교수님을 선택하거나 진로와 관련된 상담을 일자리센터나 진로 전문 인력을 확보해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공과대 G학우도 “전담 지도교수 무작위배정이 아닌, 자신의 흥미와 적성 진로에 따라 1~2지망까지 선택 후 배정받는 식으로 운용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이에 관해 심민선(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단과대학별로 학생상담을 위한 전담 교직원이 한 분 정도 오시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일차적으로 학생들과 기본상담을 하고 관심 분야별로 전담 지도교수를 배정하면, 교수가 좀 더 심화한 상담을 할 수 있어서 학생들에게 더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교수당 담당 학생 수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교수 응답자 중 55.3%가 26~50명의 학생을 담당하고 있었다. 51~75명(23.7%)을 담당하는 교수도 꽤 있었다. 한재준(글로벌금융학과) 교수는 “결국 교수당 학생 수가 20~30명 사이로 적정해야 한다”며 “(이를 해결해) 학생과 교수 간 상담이 실질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해결을 위해서

성적 열람과 연계한 상담은 현재로선 해제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상담률은 대학기본역량진단을 비롯한 대외 평가의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기 때문이다.

이에 본교는 지도교수 상담을 실질화하는 방향으로 논의하고 있다. 작년 말 대발위 교육정책 소위원회에서 다음학기(2022-2학기)부터 바뀔 새로운 시스템을 마련했다. 현재는 포털 ‘학생상담신청’에 개인배경과 관심분야를 500자 이내로 작성하면 교수가 응답하는 방식이지만, 이를 객관식으로 세분화해 학생의 고민을 쉽게 파악하겠다는 취지다. 학생이 유형별(진로, 취업 등)로 객관식 설문지를 제출하면, 지도교수가 작성 내용에 따라 추가 상담 또는 교내 유관기관(상담센터, 대학일자리센터 등)에 인계 조치하는 방안이다.

김병구 학사관리팀장은 “상담시스템을 간소화해 서로의 관심사를 심도 있게 끄집어내고자 했다”고 말했다. 다만, “결국 상담을 하는 담당 교수나 학생들이 상담에 대한 의식이 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종선 기자  jongseon05@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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