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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톡톡] 타로점에서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하는 이유

“나 남자친구랑 또 싸웠어! 진짜 사귀는 게 맞나 싶어.” 지난주, 남자친구와 싸웠다는 친구에게 이끌려 타로 가게로 향했다. 가게 밖에선 재미로 보겠다던 친구였지만, 안으로 들어서자 그 다짐은 잊어버린 듯했다. “남자친구랑 문제가 있구만.” 타로 상담가의 말에 친구는 두 눈을 반짝이며 폭풍 질문을 시작했다.

타로 상담가가 해주는 이야기는 많은 이들에게 솔깃하게 들린다. 하지만, 이는 함정이다. 우리를 간파한 것처럼 보이는 말이지만, 실은 누구에게나 해당할 수 있는 이야기일 뿐이다. 타로를 보러 오는 사람은 문제를 겪고 있는 경우가 많기에 ‘문제가 있었다’라는 표현은 그다지 날카로운 예측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쉽게 타로 상담가의 말에 믿음을 보내는 ‘함정’에 빠지곤 한다. 즉, ‘바넘 효과’에 넘어간 것이다.

바넘 효과란 보편적이고 모호해서 누구에게나 해당하는 이야기를 자신에게만 적용되는 것처럼 특별하게 받아들이는 현상을 일컫는다. 대표적으로 MBTI가 있다. MBTI 검사 문항 중 ‘스트레스를 받으면 불안해한다’와 같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일반적인 문항이 바로 그 예시다. 실제로 필자의 MBTI 결과 내용 중 ‘가장 대담한 몽상가일 수도 있고 가장 비관적인 사람일 수도 있다’라는 대목 역시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다.

바넘 효과는 1994년 버트넘 포러의 실험에서 처음으로 증명됐다. 그는 39명의 심리학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성격 검사를 시행하고 개별적인 피드백을 주겠다고 알렸다. 이후 검사 결과가 자신의 성격과 얼마나 일치하는지 평가하도록 했다. 학생들이 제출한 점수는 5점 만점에 평균 4.3점으로 대부분이 자신의 성격과 비슷하다고 응답했다.

사실 39명의 참가자들이 받은 결과지에는 모두 같은 내용이 담겨있었다. 그렇다면 이들이 모두 비슷한 성격이었기 때문에 해당 결과가 자신에게 잘 맞는다는 반응을 보인 것일까? 그렇지 않다. 이는 단지 일반적인 진술에 개인적인 의미를 붙이는 두뇌의 자연스러운 경향 때문이다. 실제로 학생들이 받은 결과지는 ‘종종 당신은 외향적이며 상냥하고 붙임성도 좋지만, 가끔은 내향적이고 다른 사람을 경계하며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와 같이 누구에게나 해당할 수 있는 일반적인 문장들이 주를 이뤘다.

많은 사람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는 이유로 바넘 효과는 종종 기업의 마케팅 수단에 사용되기도 한다. 일례로 다이어트약 홍보지를 보면 ‘식이조절에 어려움을 겪는 분’, ‘의지가 약해 매번 다이어트를 포기하시는 분’과 같은 문구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대부분의 사람은 이전에 실패해본 경험이 있다는 점을 공략한 것이다. 즉, 기업은 보편적인 이야기를 통해 소비자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그들의 소비를 촉진하는 일종의 ‘속임수 전략’으로 바넘 효과를 이용한다.

타로를 보고 나온 후 한껏 밝아진 표정으로 속이 후련해하는 친구에게 차마 바넘 효과에 대해 말할 수 없었다. 그런 친구의 모습을 보며 마냥 속임수처럼 느껴졌던 바넘 효과가 누군가에겐 약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경험을 통해 ‘바넘 효과는 부정적일 수도 긍정적일 수도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역설적이게도 이 문장 또한 바넘 효과를 내포하고 있지만 말이다.

김민진 수습기자  12212895@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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