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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톡톡] 딸기 우유엔 있지만 흰 우유엔 없는 것은?

“언니 내가 퀴즈 내볼게! 딸기 우유엔 있지만 흰 우유엔 없는 게 뭐게~?” 초등학교 3학년 동생이 지식을 뽐내며 문제를 냈다.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딸기’라는 답을 외쳤다. 하지만 뜻밖에도 정답은 ‘부가가치세’였다. 동생은 한 방 먹였다는 듯 웃었다. 생각지 못한 답에 동심이 부정당한 듯했다.

도대체 부가가치세가 무엇이기에 딸기 우유에만 존재하는 걸까? 부가가치세란 상품의 거래나 서비스의 제공 과정 중 발생하는 이윤에 대해 부과하는 세금이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세금은 소득이 있는 국민만 과세 대상이다. 그러나 부가가치세는 연령이나 소득과 관계없이 소비자라면 누구나 부담해야 하므로 어느 세금보다도 파급력이 크다. 실제 부가가치세는 국세의 23.4% 비중을 차지해 두 번째로 높은 세목에 해당한다. 하지만 우리는 일상생활 속 부가가치세 납부를 체감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매대에 부착된 소비자 가격 속에 10%의 부가가치세가 숨어있기 때문이다.

부가가치세가 면세되는 품목도 있다. 흰 우유, 기저귀, 분유와 같은 생활에 없어선 안 될 기초생활필수품이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 정부는 ‘조세 부담의 역진성’을 막기 위해 기초생활필수품의 부가가치세를 면세하고 있다. ‘역진성’이란 소득이 적은 사람이 상대적으로 높은 조세를 부담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 한 달에 1,000만 원을 버는 A와 한 달에 100만 원을 버는 B가 있다. 둘의 소득격차에도 불구하고 1,000원짜리 기초생활필수품에 100원의 부가가치세를 매긴다면, B가 소득 대비 상대적으로 더 많은 세금을 내게 된다. 즉, 이러한 불합리를 예방하기 위해 소득과 관계없이 모두에게 필요한 생필품을 면세하고 있다. 기초생활필수품 외에도 의료보건용역, 교육용역, 주택의 임대 등이 부가가치세법상 면세 대상에 포함된다.

기초생활필수품은 미가공 식료품, 농·축·수산물, 공동주택 내 임대용역 등 각종 하위 분류로 나뉜다. 이때 흰 우유는 원생산물 자체를 훼손하지 않은 ‘미가공 식료품’에 해당해 면세를 받는다. 반면 딸기 우유는 딸기 맛과 향을 입히는 2차 공정이 들어가 ‘가공 식료품’으로 분류돼 기초생활필수품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비슷한 예로 김 역시 말리기만 하면 미가공 식료품으로 면세 대상이지만, 굽고 양념하는 조미김은 가공 식료품이기 때문에 부가가치세가 부과된다.

그렇다면 부가가치세 차이로 흰 우유보다 딸기 우유가 더 비쌀까? 두 우유 모두 200mL 기준 1,000원으로 권장소비자가격은 같다. 이는 딸기 우유의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는 탈지분유가 흰 우유의 원재룟값에 비해 저렴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가계 절약을 위해 딸기 우유 구매를 주저할 필요는 없다. 바나나 우유, 초코 우유, 커피 우유 역시 마찬가지니 걱정하지 말고 원하는 우유를 마음껏 마셔도 좋다.

예상치 못한 동생의 퀴즈 이후 영수증을 발급받을 때면 어떤 제품이 부가가치세 면세 대상인지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다. 같은 우유지만 그 속에 커다란 세금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이 글을 읽은 독자 역시 물건을 살 때마다 부가가치세의 존재를 의식하게 될 것이다.

박소은 수습기자  12203224@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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