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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무너져가는 청년몰, 신포 눈꽃마을
오후에도 문이 굳게 닫힌 가게들

“청년동 하나 세워놓고 방치해두는 것 같다” 청년몰 인근 상인들이 입을 모았다. 청년취업 문제는 2017년 19대, 2022년 20대 대선,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2020년 21대 총선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문제다. 선거철은 다시 돌아왔다. 청년 취업률은 갈수록 낮아지고, 청년취업 시장을 위한 새로운 공약들은 쏟아져 나온다. 그중 대표적으로 청년창업지원과 청년몰조성사업이 있다. 청년몰은 지역 청년에게 창업 기회를 제공하고 전통시장 내 유휴공간을 활용해 활력 제고에 기여하는 사업으로 죽어가던 골목상권을 살리는 것이 목적이다.

 

지역 명소로 떠올랐던 눈꽃마을

신포동에 위치한 ‘눈꽃마을’은 강화도 '개벽2333'에 이어 등장한 인천의 청년몰이다. 수많은 청년들이 꿈과 희망을 찾아 이곳에 입주하기를 원했고, 인천시와 중구청은 죽어가는 신포동 골목상권을 살릴 수 있기를 기대했다. 인천시는 무너져가는 신포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한 방법을 고안했고, 여기에 청년상인을 육성한다는 명분을 더해 등장한 것이 바로 ‘눈꽃마을’이다. 조성됐을 때만 해도 '신포국제시장'과 ‘눈꽃마을’의 시너지를 통해 방문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청년몰 조성에만 정부와 인천시가 분담하여 15억을 들였다. 또, 중구청은 2억 원을 쏟아 방송에 홍보하는 등 대대적으로 청년몰의 시작을 알렸다. 유명 방송을 탄 초기에는 기대에 부응하는 듯했다. 오히려, 기대치를 아득히 뛰어넘었다. 하루 평균 2,000여 명 이상의 방문객이 찾는 명소로 떠올랐다. 청년몰을 방문한 많은 사람들이 근처에 위치한 ‘신포국제시장’을 들러 유의미한 매출의 상승을 이끌었다. 방송이 끝나고 난 뒤에도 관심은 식을 줄 몰랐고 각종 SNS와 커뮤니티에서 조명을 받았다. ‘신·구의 조화’가 이뤄졌다. 그렇게 ‘눈꽃마을’은 인천을 대표하는 관광지가 될 것만 같았다.  

그러나 4년이 지난 지금 ‘눈꽃마을’은 어떤 모습일까? 하얀 눈꽃이 내려앉은, 마치 동화에 나올 것만 같던 건물은 색이 벗겨져 누런빛을 띠고 있다. 방송이 나간 후 일시적으로 손님이 늘었을 뿐 그 이후로는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 청년의 열정을 대표하던 푸드트럭은 얼마 남지 않았고, 휴게공간은 코로나19 이후 3년째 공간만 놀리고 있다. 버스킹이나 프리마켓처럼 단발적 행사만 남았다. 조성 당시부터 제기되던 문제들은 개선되지 않았다. 이것이 한때 수많은 청년들과 관광객이 북적이던 ‘눈꽃마을’의 현주소다.

 

4년 앞둔 눈꽃마을, 골목상권은 원점으로

현시점에서 청년몰의 상황은 인천시와 중구청이 계획한 것과는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급격히 늘어버린 소비자의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한 것이 실패 원인 중 하나다. 청년몰 근처에서 오랜 시간 장사한 B사장은 "청년몰이 처음 들어왔을 때를 제외한다면 (청년몰이) 들어오기 전후 (손님의) 차이가 별로 없다"며 "처음 사람들이 많이 들어왔을 때 손님을 다 흡수할 수 있도록 개선을 해야 했지만 (공급이) 받쳐주지 못하니 사람이 줄었다"고 말했다. 재고 소진이 빠른 푸드트럭의 특성상 하루 2,000여 명 넘게 오는 방문객들의 수요를 충족하기 어려웠고, 다른 가게들 역시 많은 인원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신포국제시장 상인 C씨는 “방송 전에도 비슷했다”고 운을 띄우며 “신포 옛길 등 구청에서 억 단위의 돈을 들여 조명과 벽화도 그리고 했지만 지금 와서는 신경 쓰지 않아 불이 다 나가고 방치돼 왔다”는 아쉬움을 밝혔다. 청년동 하나만 세워놓고 지속 가능한 콘텐츠 개발에 실패했다는 의견이다.

주차공간 부족도 심각한 결점이다. ‘신포 눈꽃시장’을 검색하면 등장하는 SNS 게시글에선 매번 같은 이야기가 반복된다. 모두 하나같이 ‘눈꽃마을’ 근처 주차장 위치를 설명하고 있다. 이는 결국 주차 공간 부족이 방문객에게 큰 불편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주차 시설과 안내가 부족해 방문객들끼리 주차장의 위치를 공유하는 실정인 것이다. 청년몰과 시장 근처에 주차장은 4개다. 그중 하나는 청년몰과 거리가 멀어 접근성이 떨어진다. 나머지 두 주차장은 청년몰과 시장 근처라 접근성은 괜찮지만 규모가 작아 많은 방문객의 차량을 감당하기엔 어렵다. 근처 공영노상주차장 역시 크기가 협소하고 상가 앞에 위치한 탓에 주차 공간의 회전율이 높지 않아 방문객들이 이용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또, 대부분의 주차장에 방문객들의 차량뿐만 아니라. 상인들의 차 역시 같이 수용하기 때문에 방문객들이 주차 공간을 찾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설계 구조상의 문제도 제기된다. 신포국제시장은 ‘工’ 형태를 띠고 있다. 상단 거리에는 먹거리가 있고 활발하지만 청년몰 근처에 위치한 하단 거리 상권은 상황이 다르다. 하단 거리는 채소, 과일 등 식자재를 파는 상점들이 주를 이룬다. 두 거리는 상권과 소비자층이 다르기 때문에 ‘눈꽃마을’을 찾는 방문객들이 ‘신포국제시장’까지 즐기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하단거리를 지나 먹거리가 있는 상단길로 가는 실정이다. 또, 청년몰과 전통시장 사이 거리감이 있어 연결돼 있는 느낌을 주지 않아 시너지를 발휘하지 못한다.

 ‘신포국제시장’과 ‘눈꽃마을’의 위치 역시 결점이다. 유동 인구가 적은 지역이라 청년몰과 시장은 방문객에 수입을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신포국제시장 A 사장은 “신포동 자체에 유동 인구가 별로 없다”며 “(신포동에) 사시던 분들이 다들 재개발 때문에 나가던가 청라나 송도신도시 이런 쪽으로 떠나서 어르신들만 있고 젊은 사람이 부족하다” 말했다.

 

텅 빈 '눈꽃마을' 거리

잊혀지는 청년몰

현재 ‘눈꽃마을’은 조성된 지 4년을 바라보고 있다. 시간이 지나며 사람들은 점차 관심을 거뒀다. 방송 후 떠오른 전통시장과 청년몰의 정체성 문제, 주차 공간 부족 등 지역 특성과 상권 분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전시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청년몰 하면 떠오르는 특색 있는 가게들과 푸드트럭은 사라지고, 몇몇 가게를 제외한 대부분은 장사가 잘 안돼 이곳을 떠났다. 중구청은 ‘상권 르네상스’와 ‘신포문화의거리’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즐길 거리를 늘리려 노력하고 있지만, 정작 청년몰 자체의 경쟁력을 높이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최근 강화도의 청년몰 ‘개벽2333’ 이 5년 만에 폐장했다. 홀로 자리를 지키던 가게 하나마저 떠나며 결국 문을 닫았다. 작년 10월 중소벤처기업부의 조사에 따르면 전국 청년몰 폐업률은 42%에 육박한다. 지자체는 국비를 받아 청년몰을 만드는 데만 급급했을 뿐, 사후관리에는 신경 쓰지 않아 폐업이 잇따랐다. 지속적으로 제기되던 문제는 뒷전이고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에만 집중한 결과다.

청년몰은 청년이 창업해 ‘백 년 가게’가 되는 것이 아닌, 계약이 끝나면 ‘사라지는 가게’가 되고 있다. 청년 창업자들을 위해서라도 청년의, 청년에 의한, 청년을 위한 청년 정책의 현실적인 개혁 방안이 필요하다.

이지호 기자  12192861@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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