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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림돌] 스위스 사례와 한국의 외교방향
  • 김지훈(스마트모빌리티·2)
  • 승인 2022.03.27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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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중립국’이라는 단어를 들어봤을 것이다. 중립국이란 국가 간 분쟁이나 전쟁에 관여하지 않고 철저히 정치적 중립을 고수하는 국가를 말한다. 대표적으로 유럽의 스위스, 스웨덴, 핀란드가 있다.

중립국 중에서도 스위스는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중립국으로, 그 역사가 오래됐다. 제1, 2차 세계대전 훨씬 이전인 1815년부터 중립국을 유지하고 있다. 중립국이라는 지위를 가지려면 국제사회의 정치적 인정, 협정 등이 필수다. 그럼에도 유독 스위스가 다른 중립국보다 오랜 기간 중립국 지위를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국방을 타국에 의존하지 않았다. 스위스는 중립국을 표명한 이래 자국을 지킬 힘을 유지하고 있다. 과거 1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 각국은 전쟁 후유증, 베르사유 조약 등을 이유로 군비를 축소했다. 그러나 ‘독일의 히틀러’라는 변수는 군비축소를 통한 평화구축이라는 목표를 순식간에 무너뜨렸다. 이때 유럽 각국은 군비축소 여파로 히틀러의 군대를 효율적으로 막아낼 수 없었지만, 자체적 국방력을 유지하던 스위스는 나치의 군대를 효율적으로 방어해 낼 수 있었다. 현재 유럽의 상황도 이와 유사하다. 유럽 국가들은 냉전 이후 NATO의 비호 아래 지속적인 군비축소를 단행했지만 스위스는 일정 수준의 국방력을 냉전 시기와 비슷하게 유지하고 있다.

둘째, 타국이 가질 수 없는 자국의 핵심 기재가 있었다. 20세기 중엽까지 스위스 프랑은 유럽 지역에서 일종의 기축통화 역할을 했다. 때문에 히틀러는 전쟁 시 자국 통화가치가 크게 하락할 것에 대비하고 안정적인 전쟁 수행을 위해 스위스 프랑으로 각종 전쟁 물자를 구입했다. 유럽을 침공하면 독일 마르크화와 루블, 파운드화, 달러 등 통화가치가 크게 하락할 것이 분명했기에 스위스 프랑으로 재정적 안정을 꾀하였던 것이다. 때문에 독일은 재정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함부로 스위스를 침공할 수 없었다.

스위스의 사례는 우리나라에도 많은 시사점을 가져다준다. 우리나라는 현재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이라는 전략을 중심으로 외교 정책을 펼치고 있다. 즉 어느 한 편을 들지 않고 우리나라 국익에 맞게 취사선택한다는 것이다. 이는 스위스 같은 중립국의 정치적 목표와 어느 정도 유사하다. 우리나라는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이 충돌하는, 지정학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위치에 있는 국가다.

결국 우리나라만의 전략적 모호성이라는 외교노선을 유지하려면 앞서 언급한 ‘스위스 프랑’과 같이 미국과 중국, 그 어떤 국가도 가지지 못할 핵심이익을 우리가 가져야 한다. 물론 국방력 또한 마찬가지다. 그 어떤 국가도 함부로 침공하지 못할 힘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경제적 제재로 러시아 경제가 휘청거리는 것은 러시아가 고유의 경제적 핵심이익이 없었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처럼 무시하지 못할 힘과 우리만의 고유 핵심이익, 이 둘을 가지고 있다면 앞으로 우리나라는 ‘전략적 모호성’이라는 외교정책으로 주변국에 보다 강력한 의견을 피력할 수 있을 것이다.

김지훈(스마트모빌리티·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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