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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를 즐기다_게임] 2022-02-22 ‘임진록’

2022년 2월 22일 늦은 저녁, 스타크래프트(이하 스타)를 대표하는 라이벌 임요환과 홍진호가 다시 한자리에 모였다. 20년 전 그들의 이름을 딴 경기 ‘임진록’을 재현하기 위해 다시 키보드와 마우스를 잡았다. 이날 열린 ‘어게인 임진록’은 오랜 세월 스타와 함께해 온 팬들의 마음에 불을 지폈고 21만 명의 동시 시청자를 기록했다. 사람들은 왜 25주년을 앞둔 이 오래된 게임에 열광할까?

스타가 한국에서 문화의 장이자 하나의 콘텐츠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일까? 단순히 게임이 재미있어서? 완성도가 높아서? 아니면 모든 게 완벽해서?

필자는 10대부터 많으면 50대까지 넓은 연령층에 포진된 유저들이 그 이유라고 생각한다. 삼촌이 조카에게 알려주고 이제 그 조카가 다시 삼촌이 돼 대물림하는 시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들 모두가 스타의 최전성기 시절에 게임을 즐기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단 한 가지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스타가 세대를 잇는 교두보 역할을 하던 시대의 존재다. 세대 간의 장벽을 허문 게임. 그것이 바로 스타다.

스타의 인기가 높아지며 새롭게 생긴 문화들도 많다. 고작 게임에서 무슨 문화가 생기겠느냐 생각할 수 있지만, 이야기를 들어본다면 생각이 바뀌게 된다. 스타의 선풍적인 인기는 프로 게임단 창단, 프로게이머, 프로 게임 대회, 게임 전문 케이블 TV를 통해 나오는 중계방송 등 현재 한국 E-SPORTS 판 모든 문화의 시초가 됐다. 현재는 대중화된 문화지만, 게임이 발매된 98년 당시에는 충격 그 자체였다. 만약 스타가 없었다면 우리나라 게임문화는 어떻게 됐을까.

스타로 인한 E-SPORTS의 발전 역시 세대 간 격차를 줄이는 데 역할을 했다. 임요환, 홍진호, 이제동, 이영호 등 유명한 ‘스타 플레이어’의 등장은 사람들에게 다른 스포츠와 같이 ‘보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직접 플레이해야 느낄 수 있는 ‘게임’이 아닌, 보기만 해도 같이 즐길 수 있는 ‘스포츠’로서 말이다. 선수들의 플레이 하나하나를 감상할 수 있는 환경은 사람들로 하여금 게임에 더욱 친숙해지게 만들었다. 스타에도 이런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스타의 영향력이 많이 줄었다. 다른 온라인 게임처럼 많은 이목을 끌지 못한다. 새로 유입되는 유저도 적다. 하지만, 아직 많은 사람의 가슴 속에서 스타는 잊혀지지 않고 있다. 자신들의 유년기, 청춘, 전성기를 함께 한 이 게임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요한 새벽의 나라는 전쟁 기술을 통달하고 지구에서 가장 유명한 스타 플레이어들의 고향이 되었습니다. 이 무시무시한 전쟁터에 생각 없이 발을 들이지 마십시오”

한국 서버 대문에 적힌 이 안내문은 오늘도 우리를 반겨주고 있다.

이지호 기자  12192861@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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