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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담론] 언론의 의미를 묻는 당신에게
이재원 기자

 

“언론의 의미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학기에 과대 선출 관련 취재 도중 취재원에게 받은 문자다. 그 당시에는 밝히지 않았지만 사실 필자는 그 의미를 수도 없이 생각해 왔다. 고등학교, 대학 면접, 수습기자 면접 등 어느 곳을 가도 언론의 의미 대한 질문이 뒤따랐으니 그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 이상한 일이다. 시간이 지났지만 지금 그에 대한 내 대답은 한결같다. “언론은 공기입니다.”

언론은 사회의 공기와 같다. 지구라는 행성을 감싸고 있는 공기는 우리의 신체 활동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생명체의 활동을 돕는다. 그 생명체들이 모여 생태계를 이루고, 우리가 사는 지구를 이룬다. 언론도 비슷하다. 언론은 사회라는 생태계가 잘 돌아가도록 하는 공기 역할을 한다. 다양한 의견들이 잘 순환하도록 하고, 이는 건강한 사회로 이어진다. 사회에 언론이라는 공기가 없다면 병든 지구처럼 생존하기 어려운 상황이 올 것이다.

하지만 모두가 알고 있듯, 공기에는 달콤한 산소만 있는 것이 아니다. 산소는 공기 중에 단 21%만 존재한다. 무려 78%를 질소가 차지하고 있고, 이산화탄소, 아르곤, 헬륨 등 다양한 원소들이 모여 나머지 1%를 이룬다. 이런 이유로 산소로 가득 채워진 우주 비행선에서 장기간 살아온 비행사는 지구 복귀 후 첫 공기를 들이마실 때, 아마 기침을 하거나 숨쉬기가 불편할지도 모른다. (과학적으로 확실한지는 알 수 없지만 일단 그렇다 치자) 하지만 뭐 어쩌겠는가. 지구 공기가 맵게 느껴진다고 한들, 적응해야 할 것이다.

우리 언론도 마찬가지다. 언론은 결코 사탕발린 달콤한 목소리만 내지는 않는다. 때로는 이산화탄소와 같이 매운 목소리로 지적도 한다. 만약 언론의 매운맛 취재로 인해 조직 활동이나 행정이 단순한 기침에 그치지 않고 불구가 되거나 마비가 되는 등의 이상 반응을 보인다면 그 조직은 결코 정상적이라고 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언론을 없앨 것인가? 공기가 맵다고 공기를 없애면 생태계가 무너지듯 언론의 목소리가 듣기 싫다고 언론을 없애면 사회 전체가 무너질 것이다.

어느덧 5대 중앙자치기구뿐만 아니라 사범대학을 제외한 모든 단과대학 학생자치기구까지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돌아가는 ‘비대위 학생사회’가 등장했다. 학생들의 선거로 뽑힌 대표기구가 아닌 터라, 정상적인 학생사회 운영에 난항이 예상된다. 이전에도 본지 담론에서 여러 기자가 이와 같은 우려를 밝혀왔으나, 학생 사회가 완전히 회복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이럴 때일수록 학생 사회 전반이 규정에 따라 잘 운영되고는 있는지, 맡은바 그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 등에 대해 이전보다 많은 감시와 견제가 필요할 것이다. 대학 언론의 역할이 더 중요해진 시점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올해 모든 비상대책위원회를 비롯한 학생사회의 일원은 본지의 목소리가 맵다고 피해주지 않았으면 한다. 언론을 회피해 버리면 그것은 지구의 공기가 불편해서 다시 산소가 가득한 우주선으로 되돌아가는 비행사의 꼴과 같다.

이재원 기자  ljw3482@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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