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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대의원회는 어떻게 바뀔 건가
김범수 편집국장

 

작년 前 총대의원회 비대위장은 취임 직후 그간 대의원회에 지적됐던 문제들을 밝히며 새로운 대의원회로 나아가겠다고 약속했다. 그 글을 보고 필자는 대의원회가 바뀔 수 있다고도 생각했다. 그러나 지나가는 아무나 잡고 물어보라. 그 누가 ‘대의원회가 바뀌었다’고 생각할까.

동아리연합회가 사실상 공중분해 됐다. 전국 최다(最多)를 자랑하던 우리 학교 동아리는 이제 풍전등화다. 그리고 총대의 태도는 그 원인 중 하나다. “O/X로 대답을 하라” “감사한 마음이 없는 건가”라는 말부터 중앙자치기구장의 말에 코웃음 쳤다는 태도까지, 같은 자치기구 종사자로서 일말의 존중이 남아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표현의 향연이다. 마치 다른 자치기구 위에 군림한다는 듯이.

대의원회의 태도 문제가 제기된 건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은퇴한 한 자치기구 종사자가 본지를 찾아온 적이 있다. 그는 “왜 다른 학교에서 대의원회라는 조직을 없애는지 아느냐”는 다소 과격한 말로 운을 뗐다. 편집국으로 찾아오면서까지 그가 말하고자 했던 바는 결국 ‘다른 자치기구를 대하는 대의원회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는 말이었다. 그리고 그가 학생사회를 떠났던 이유도 결국 여기에 있다. “(대의원회가)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고 하는 그의 말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담겨 있었다.

그의 말에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았지만, 한편으로 씁쓸했던 이유는 그가 왜 대의원회에 그런 불만을 가졌는지 어렴풋이 알기 때문이다. 본지에 “(취재하는) 의도가 무엇이냐”며 캐묻던 모 의장, “(단과대학) 회장 후보자에게 어떤 질문을 할 것이냐”고 묻는 자신의 행동이 사전검열이 될 수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던 선관위, 그리고 회의 참관을 사실상 거부하려 했던 일까지 유독 본지가 특정 자치기구를 취재하며 느꼈던 바가 많은 것도 우연은 아닐 테다.

이 외에도 대의원회에 불만을 토로하는 자치기구 종사자들이 여럿 있다. 그리고 그 이유가 단지 ‘견제’라는 그들의 업무적 특성에서만 기인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필자는 대의원회를 포함해 학생자치기구에 종사하는 모든 이들의 ‘선의’를 의심한 적 없다. 나름 3년간 학생사회를 비교적 가까이서 관찰하며 느낀 결과다. 업무에 비해 터무니없이 적은 보상과 학우들의 각박한 비판에도 자치기구에서 버티는 그들을 존경하고 존중한다.

그러나 그들의 환경이 척박하다고 해서 그들의 역할과 책임이 가벼워질 수는 없다. 특히 모든 자치기구의 감시를 관장하는 대의원회는 그 책임이 막중하다. 대의원회를 향한 학우들의 신뢰 붕괴가 학생사회 전체를 무너뜨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관계자들은 깊이 새겨야 한다. 유독 대의원회를 향한 쓴소리가 많은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대의원회의 문제는 대의원회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3년간 총대의원회의 위상은 일련의 사건을 거치며 크게 추락해 왔다. 작년부터 총대가 ‘비대위’로 운영된 탓도 한몫한다. 올해 새로운 총대의원회 의장이 등장한다면, 외부 요소보다는 내부의 문제, 대의원회 쇄신을 우선했으면 한다. 인적 쇄신과 대의원 역량 강화, 지금 대의원회가 가장 시급히 당면한 문제다.

김범수 편집국장  kbs@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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