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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림돌] 잊혀지는 전통한과

추석과 같은 명절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전통한과다. 평소에는 먹지 않지만, 막상 입에 들어가면 오묘하게 중독되는 그것. (얼마 전 마트에서 사 먹었던 약과에 대한 호기심을 계기로) 세계로의 진출은커녕 명맥 유지조차 위태로운 한과의 현태를 파악하고, 가벼운 학습을 통해 미약하게나마 그 미래까지 고민해보았다.

한과는 어째서 인기가 없을까. 단순히 맛이 없거나 가격이 비싸서일까? 일단 관련된 역사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과 명장 김규흔 명인의 분석에 따르면 한과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삼국유사>에서 찾을 수 있다. 613년 김유신과의 일화에서 등장한 '미과(美果)'에 대한 과자(菓子) 및 한과(漢菓)와의 언어적 연관성 유추가 바로 그것이다.

그렇다면 한과는 어떻게 발달했는가. 한과 발달의 요추는 불교였다. 불교가 성행했던 고려시대, 육식이 금지되는 특유의 식문화 또한 발달했는데, 그 중심에는 ‘차 문화’가 있었다. 지금도 차를 마실 때 과자를 곁들이는 것처럼 당시에도 한과를 곁들였는데 그 과정에서 다식(茶食)문화의 정립이 이루어졌다. 이후 시간이 흐르며 유과(산자), 유밀과, 강정, 엿 등 다양한 한과가 탄생했다. 이는 모두 우리 선조의 노력과 지혜가 담긴 성과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나 드라마에도 한과는 자주 등장하는 편이지만, 사실 현재 한과의 대중성 상실은 조선시대부터 예견된 것으로 보인다. 조선 왕실은 불교를 탄압하며 금기시했다. 관련된 다식문화의 약세는 당연한 결과였고, 이후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한과는 '제사상에 올리는 음식' 이상의 의미를 상실했다.

그 자리를 대체한 서양식 과자가 괜히 못마땅하지만, 이미 지나간 역사의 흐름을 어쩌겠는가. 그러나 지금도 한과 명맥 유지 및 세계적 성행을 꿈꾸는 사람들이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중의 대표인 김규흔 명인은 낱개포장 및 다양한 개발 등으로 한과의 품격을 드높였다. 그의 저서 <한국의 전통과자(나는 한과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꿈꾼다)>를 읽다 보면 느껴지는 전통한과에 대한 자부심은 가히 아름답다. 한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이다.

위에서 '제사상에 올리는 음식' 이상의 의미를 상실했다고 표현했으나 사실 이는 시각에 따라 칭찬이 될 여지 또한 존재한다. 한과가 단순한 '식품'이 아닌 명절, 제사, 혼례와 같은 우리의 삶에서 큰 의미를 가지는 일상적 가능을 겸비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한과의 부활은 과연 가능할까. 고민의 과정에서 떠오른 한과의 장점이 하나 있다. 바로 달지 않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기후 특성으로 인해 사탕수수의 재배가 불가능해 설탕을 생산하지 못했기에 한과는 서양의 양과자 혹은 일본의 화과자에 비해 달지 않다. 웰빙(well-being)을 중시하는 21세기에 충분한 PR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벤치마킹(사업적인 부분에서) 대상으로는 프랑스 '마카롱'이 있다. 우리는 주위에서 '마카롱 전문점'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마카롱의 기저는 거품과자 머랭의 일종인데, 생각을 전환하여 (유밀과의 일종인) 약과 전문점을 떠올려보자. 감각적인 인테리어의 매대 속에 위치한 약과를. 아직 낯설기가 그지없지만, 마카롱의 사례를 보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닌 듯하다. 우리는 우리의 전통에 조금 더 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 각종 천연재료로 만들어진 우리 한과의 세계진출(일명 K-과자!)을 꿈꾸며 글을 마친다.

김상민(사학·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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