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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담론] 미완의 아름다움
장민서 기자

2021년 10월 21일 오후 5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발사됐다. ‘우주까지 세상을 개척한다’라는 뜻의 누리호는 엔진부터 발사체, 발사 시스템까지 모두 국내의 기술로 완성됐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발사 장면이 생중계되면서 많은 사람들의 응원을 받은 누리호는 목표 고도 700km 비행까지 성공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위성 모사체를 궤도에 안착시키지 못하고 비행은 마무리됐다.

필자는 누리호의 첫 시작을 뒤늦게 알았다. 아쉬운 결과를 들었을 때, 준비를 끝내 발사까지 했는데 실패했으니, 안 하느니만 못한 일이라는 비난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여론은 달랐다. 누리호 발사 자체부터 대단한 의의를 지녔으며, 비록 마무리 단계에서 실패했지만 앞날이 기대된다는 긍정적 반응이 주를 이뤘다. 부정적인 소식이 들려오면 다들 비난하곤 했는데 이번엔 어째서 달랐을까?

지난 호 인터뷰 기사의 인터뷰이, 본교 졸업생 웹툰 작가 김홍렬씨가 한 말이 생각났다. “완벽한 그림 실력과 스토리를 준비하고 나서 시작하려는 사람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성공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지 못했어요. 그림을 그리는 것과 관련한 활동을 하고 싶다면, 지금 당장 어디에든 좋으니 업로드하세요. 피드백을 얻고 발전하면 됩니다”

누리호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과 김홍렬 작가가 했던 말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미완성의 상태라도 괜찮다는 점이다. 많은 이들이 누리호 발사 자체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한편으로는 좋은 결과를 기대했기에 자칫하면 큰 실망이 생길 수도 있었다. 그럼에도 미완의 결과를 다 함께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아쉬운 결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함께 지켜본 누리호의 첫걸음은 많은 걸 느끼게 했다.

이전까지는 어떤 일이든 결과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주입식 교육을 받으며 성적을 올리기에만 급급했던 고등학교 시절에서 벗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탓도 있을 거다. 과업이 주어졌을 때, 보통 가시적인 결과물이 가장 먼저 사람들에게 보이기에 그 과정은 중요치 않다고 여겼다. 결과물이 탄생할 때까지 겪은 시행착오를 공개하는 일은 본인의 허점을 드러내는 행동인 것 같았다. 또 허점이 담긴 과정보다 더 부끄러운 것이 미완이라고 여겼다. 스스로 그 정도밖에 해결하지 못하는, 수준이 낮다는 것을 대놓고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완은 마냥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노력을 통해 만들어낸 결과물을 업로드해 피드백을 얻고, 실패하더라도 이를 통해 부족한 것을 깨달을 수 있다는 점에서 미완은 아름다운 것이다. 물론 노력조차 하지 않고 포기해 생기는 현상마저 아름답다고 여기면 안된다. 발전도 없고, 좋은 결과물도 얻지 못한 채 제자리걸음만 하게 될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최선을 다한 뒤에 만들어진 결과에서 발견하는 부족한 점을 통해 발전해 나갈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서로 노력하며 격려해 주는 사회가 오길 바란다.

장민서 기자  judy73jh@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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